농사이야기
텃밭일기2-고맙게도...
청년1966
2009. 6. 4. 10:18
우리집 마당에 있는 텃밭의 채소들은 고맙게도 스스로 잘 자란다.
내가 하는 일이란게 겨우 아침저녁으로 물 주는 것과
2~3일에 한번씩 고추벌레를 잡아주고
채소들 사이에 핀 잡초를 뽑아주는게 전부인데
이놈들은 병에 걸리지도 않고 잘들 자란다.
상추밭이 이렇게 무성하게 자랐다.
요렇게 조그맣했던 호박도 벌써 꽃이 피었고.
시금치도 땅속 깊이 뿌리를 힘차게 박고.
열매맺기를 앞두고 한동안 극성이던 고추벌레도 어느듯 사라져 주렁주렁 고추가 달렸다.
개똥때문에 벌써 세번째 이사를 한, 개들도 건강하고
하루에 두번씩 닭장밖 나들이를 하는 네마리 암탉들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꼬박꼬박 하루에 두개씩 알을 낳는다.
두세달만에 텃밭 모양도 요렇게 달라졌다.
마당 한쪽 귀퉁이에 보름전에 심어놓은 옥수수가 빼꼼히 싹을 내밀고 있다.
요놈도 두어달 뒤쯤엔 마당을 모두 내려다볼 만큼 커 있으리라...
농부가 하는 일이란게 그저
스스로 자라는 생물들을 찬찬히 지켜보는것인지도 모른다.
세상만물이 그러하다.
제몫을 가지고 스스로 성장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