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경상도 농민대회 "쌀값대란 해결하라!"
9월10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보궐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경남 양산에서 열린 경상도 농민대회.
쌀값폭락을 조장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쌀값21만원 보장, 쌀값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한창 바쁜 겨울특작 농사준비에도 불구하고
경남과 경북 농민 1,500명이 참가하였고, 우리지역에서도 13명이 참석하였다.
풍물패를 묶은지 4개월만에 다시 잡아보는 악기.
처음엔 상쇠 소리 찾기 급급했지만,
땀에 온몸 흠뻑 적시며 처음 맞춰본 다른지역 풍물패와 함께
길놀이와 가두행진 풍물까지 열심히 했다.
쌀값이 RPC(쌀정미소)에서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정확히 10년전, 80키로 한가마에 17만원 하던 쌀값이
어찌된 영문인지 갈수록 쌀값이 떨어져
이제 13만원 한다는게 말이나 된단 말인가?
쌀값이 떨어지려면 농지값이 떨어지거나, 종자값이나 비료값이나 농약값이 떨어지거나, 농기계값이 떨어지거나, 기름값이 떨어지거나, 인건비가 떨어지거나....그것도 아니라면 생활물가가 떨어져야 옳다.
10년전에 비해 물가는 연3%로 잡았을때 30% 올랐을테고, 농지값과 기름값은 두배쯤(200%), 종자,비료,농약값은 세배쯤(300%), 농기계값과 인건비는 50%쯤 올랐을 것이다. 무엇하나 내린것 없고 오르기만 했는데...쌀값만은 내렸다. 무엇때문일까?
정부주장대로 '국민들의 쌀소비가 떨어져서 일까'
물론 쌀소비가 준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줄어드는 비율이래야 1~2% 정도다.
원인은 시장개방으로 인한 쌀 공급과잉 때문이다. 국민들의 쌀소비 감소는 가격폭락에 종이 한장을 얹혀놓았을 뿐이다.
'지을수록 빚지는 이상한 쌀값'이 결정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정부가 모든 농산물시장을 개방한다. 그렇게 되면 가격경쟁에서 밀린 우리 농산물은 다른 대체작물을 찾지못해 유일하게 2015년까지 개방이 유예되어 있는 쌀농사를 지을수밖에 없게된다. 여기에다 쌀시장개방 유예조건으로 매년 10만톤의 외국쌀을 의무수입한다. 여기에다 태풍피해를 입지않고 풍년이 들어 쌀생산량이 늘게된다. 이제 쌀은 국민들의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많은 공급과잉 상태가 된다. 그런데 쌀은 컴퓨터나 자동차처럼 전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는 다르다. 컴퓨터나 자동차는 없어도 생존할수 있지만 식량(쌀)은 없으면 생존할수가 없다. 그래서 식량은 전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맡겨둘게 아니라 그 일부는 국가차원에서 관리,보호,육성되어야 한다. 쌀수매제와 공공비축미, 보조금(쌀직불금), 농업지원(금융지원,세제지원,기술지원 등) 등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데 정부는 2004년부터 쌀수매제를 폐지하였고, 쥐꼬리만한 직불금에 공공비축미도 축소하고, 공공비축미 가격을 17만원에 동결하였으며, 농기계보조금과 면세유를 삭감하고, 자본주의 시장으로 내몰았다. 어린아이 속옷하나 남기지 않고 홀딱 벗겨서 야수가 우글거리는 정글속에 던져넣었다.
그 결과, 쌀값은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할인마트에 의해 폭락의 물꼬를 터기 시작했으며, 이제 100만톤의 재고미에 올해 풍년으로 인한 추가생산량이 더해질 경우, 쌀값은 외국쌀 수입가격인 12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농민들 사이에는 '이제 쌀농사 안짓는다'며 농사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장난이 아니다. TV에선 쌀대신 소에게 먹일 옥수수를 심어라고 선전한다. 참으로 걱정이다.
이북은 올해 100만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남의 쌀과 이북의 광산물(예를 들면 무산의 철)과 현물교환을 한다면 어떨까?
아니, 인도적 쌀지원을 할수는 없는 것일까?
쌀농사를 포기하고 있는 농민들의 아우성 소리가
머지않아 닥칠 식량재앙의 경고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