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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을 만나 행복했어

청년1966 2014. 12. 12. 19:33

간디어린이학교에 인턴선생님으로 온지도 벌써 4개월 가까이 흘렀구나.

여름에 시작한 이 생활이 겨울이 되었어.ㅋ

간디어린이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나에겐 무척 특별한 시간이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선생님이 되어 너희들을 만났기 때문이야.

내가 선생님이 되어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이 이렇게 설레고 기쁜 일이라는 걸

바로 너희들이 가르쳐 주었어.

방학끝나고 2학기가 시작된 첫날,

너희들앞에서 조금은 긴장된 모습으로 기타치며 노래를 불렀던 것이 마치 엊그제 일처럼 느껴져.

감을 깍아 곶감을 만들고, 대나무 장대로 홍시를 따던 일, 노천카페를 만들어 차마시며 재잘대던 때, 기타반주에 ‘내가 고래라면’ 노래를 같이 부르던 날, 공동체놀이에 숨이 차도록 뛰어다니던 곳, 대나무로 아지트를 만드느라 낑낑대던 일, 경주체험학습때 삼릉에서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맞던 때도 생각나고 승합차안에서 너희들이 재잘대며 떠들던 소리도 나에겐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구나.

그래. 너희들을 만나 행복했어.

샘에게 2014년의 절반은 소중한 추억으로 가득 채워졌단다.

모두모두 기억할께.

 

작고 귀여운 막내둥이 수린이

여린 감성을 가진 날쌘돌이 승환이

맑은 눈을 가진 영현이

그 뭐냐 그 뭐냐 똑똑부러지는 한별이

뭐든 열심히 하는 초롱초롱 서정이

착하고 속깊은 불곰 다빈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민혁이

아이유 보다 더 고운 목소리 지현이

말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지영이

쿨하면서도 따듯한 시크남 영준이

아픈만큼 한뼘씩 성장하는 상현이

눌러쓴 모자밑 반짝이는 눈을 가진 예나

나를 분명 딸바보로 만들었을 이쁜 희주

섬세한 시적 감성을 가진 삐딱이 성준이

그림으로 우리 모두를 감탄하게 한 수현이

우렁찬 목소리와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진 다영이

새침하면서도 호기심많은 소녀 하늘

귀엽고 또렷한 말투의 무에타이 수아

거칠것 없지만 여동생한텐 마음 살뜰한 진호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 깊은 정민샘, 소희샘, 미경샘, 이석샘, 지영샘, 정옥샘 ...

모두모두 정말 감사했습니다. 희망과 꿈을 만들어 가는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든든한 동지로 만나도록 할께요.^^

인생이라게 예상치 못하는 인연의 연속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학교를 통해 만난 인연,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삶의 어느 순간에 어떻게 다시 만날지 그 어떤 기약도 할수 없겠지만,

행복했던 지난 날은 분명 내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추억으로 남을것입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4년 12월 13일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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